부모님의 주름살..

현현 32 1,873 01.10 19:28

군대를 갔다 온 전 후로 꽤 깊게 느껴졌던 부분이

 

부모님의 주름살 이었습니다.

 

분명 군대가기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어머니 아버지의 주름살이

 

휴가를 나가고.. 전역을 하고 보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러웠고 무섭기까지 했어요.

 

우리 부모님이 나이가 든다니.. 당연한 이치였지만

 

그 사실이 저에게 직접 와 닿으니 낯설었습니다.

 

그렇게 점점 저도 나이를 먹고 부모님도 정년퇴임 하시고 환갑도 지내시고..

 

 

 

남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대학에 들어갔지만 음악 주변을 지박령처럼 계속 맴맴도는 제 자신을 발견하고 저는

 

전자물리학 전공을 뒤로한 채 음악을 업으로 삼고자 작편곡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가끔 들려오는 친했던 동기들의 성과급 이야기..초봉 실수령액이 얼마다.. 반도체 만세다 등등

 

솔직히 조금 부러웠습니다. 내세울만한 소속감과 그만한 보상(=돈)을 받는다는게.

 

난 아직 그런게 없는데... 말이죠. 앞으로도 불확실 하고요.

 

하지만 저 두 가지를 제외하고는 저는 제 선택에 후회도 없고 오히려 당당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전부터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앓고 계셨던 아버지를 모시고 응급실을 갔다 왔습니다.

 

갑작스럽게 머리통증과 현기증, 메스꺼움을 느끼셔서요. 일시적으로 걷지를 못하셨어요..

 

아차 싶었습니다.. 난 아직 아버지를 보살필 능력이 없는데.. 우리 아버지 어떡하지..

 

찰나의 순간 정말 수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오갔습니다. 진짜 막막했어요.

 

다행히 뇌졸증은 아니고 일시적인 과로성 뇌명??증 비슷한 거라고 하시더군요.

 

응급처치받고 좋아지셔서 지금은 안방에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계십니다.

 

 

하.. 아찔했어요. 난 아직 내 밥벌이도 못하고 있는데.. 

 

고작 하는 거라곤 주말 알바로 제 생활비는 직접 버는것 뿐인데..

 

마냥 음악한다고 낭만적으로 볼 일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부모님께 죄송했어요.

 

 

 

지금 글을 적고보니까 너무 두서가 없네요.

 

결론은 음악을 전투적으로 목숨걸고 하겠습니다.

 

단순히 노력과 최선만 하면 다야! 라는 마인드가 아니라..

 

정말 필사적으로.. 저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라는 걸 느꼈기에..

 

적어도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아들이 만든 곡 TV에서 들을 수 있게.. 친구분들께 우리 아들이 만든 노래라고 자랑하실 수 있게 말이죠.

 

이제는 성공과 실패 가능성을 따질 겨를도 없어요. 무조건 작곡가로서 실력을 쌓고 싶을 뿐.

 

음악으로 돈 못벌어, 투잡 하면서 롱런으로 봐.

 

이런 주옥같은 조언들은 이제 저에게는 필요가 없어졌어요.

 

그냥 저는 할거에요. 할겁니다. 경우의 수 가 없어요 저는.

 

 

 

아.. 글쓰면서 자꾸 눈물이 고이네요.. 이런거 일기장에다 써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저만 힘든 것도 아니고 다들 각자의 사정이 있는건데 말이죠.. 

 

자고 일어나면 이불킥하겠죠..  

 

징징대는거 정말 싫어하는데.. 

 

 

이번만 봐주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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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stayhome 01.10 20:12
저도 부모님 제대로 뵐 면목이 없는 사람이라서 공감이 가네요... 힘내세요...
현현 01.10 21:08
댓글 고맙습니다 stayhome님..
Porsche911 01.10 20:15
참 공감 많이 가는 이야기입니다. ㅠㅠ
현현 01.10 21:09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Porsche911님..
글구 01.10 20:36
힘내시길 바랍니다
현현 01.10 21:10
고맙습니다 글구님!
BEST 1 ATM 01.10 20:48
네 힘내세요 ㅋ
저는 심지어 장남인데, 현현님 상황처럼 노년으로 가고 계신 부모님 두분에, 할아버지 할머니도 아직 살아계신 장손에다가,
결혼도 해서 장인장모님도 있고 밑으로는 올해 학교 들어가는 딸 1과 5살된 딸2도 있습니다. (처가에 처남까지는 빼고요)
내가 짊어져야할 상황과 책임은 절대 나아지기는커녕 계속 살면 살수록 첩첩이 쌓여가요.
인간노릇하고 살려면 경조사도 다 따라다녀야 할거구요.
그래서 오늘의 고백과 다짐을 진짜 안하면 안되게끔 더더욱 달리셔서, 저같은 더 안좋은 상황(?)에 처하시지 않도록
잘 대비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저 또한 그래야 하구요!
저도 차에서 운전하면서 맨날 몰래 소리내서 울어요.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면서..
어디 맘놓고 울데가 없어서요
(결혼하지 마시라는 얘기는 아닙니다...ㅋㅋㅋㅋ)
현현 01.10 21:12
ㅠㅠ...너무 댓글에 몰입해서 하.. ㅠㅠ
혼자 우실수 밖에 없는 그 상황의 무게감이 깊이 와닿습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ATM님..ㅠㅠ
싱송라현규 01.10 21:17
이불킥이면 어떻습니까.
진정으로 정진하시는모습이 상상이됩니다.

버티면 된다는말을 저는 믿습니다.
지금 너무 힘든건 잘하고있단 반증일겁니다.
현현 01.10 21:43
될 때까지 버티며 나아가겠습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싱송라현규님..
소리오 01.10 21:26
한바탕 쏟아내시고 정진하시기 바랍니다..화이팅!!
현현 01.10 21:45
댓글 고맙습니다 소리오님.
파이팅 하겠습니다.
겸손한근육맨 01.10 21:34
힘내셔요.

저도 님처럼 이과 출신인데요.. 님처럼 박차고 나왔어요.
근 10년정도? 노가다에 밤에 경비알바도 하면서 용돈벌고 버티고 버티고 버텨서
지금은 이쪽계통에서  대기업임원보다 조금 못미치는 연봉 받으면서 일하고 있어요.

저같이 능력없고 쓰레기 같은놈도 되는데...님은 더 잘 되실꺼에요.

힘내세요 !!!

기도할께요 !!

우리모두 ㅠ 오늘 부모님께 화상전화 한통 드립시다 ㅠㅠ 울컥 ㅠㅠㅠㅠㅠㅠㅠ
현현 01.10 21:48
저도 버티고 버텨서 누군가에게 이런 힘이 되는 댓글을 달 수 있도록 꼭 멋진 작곡가가 되겠습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겸손한근육맨님..!
lds1590 01.10 21:46
남일같지가 않아서 너무 슬퍼지네요.. 힘냅시다 모두들.. 다 잘되기를 바랍니다.ㅠㅠ
현현 01.10 21:50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lds1590님..!
housemix 01.10 21:51
일년에 한두번 글남기는 유령회원입니다.
오늘이 그날이네요. 글을 읽어보고 그냥 지나칠수 없어서
힘내시라고 답글답니다.

전투적으로 열심히 하시고, 오늘의 그 간절함을 무기로 꼭 성공하세요.
현현 01.10 22:11
소중한 응원댓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housemix님..!
DINOSOUL 01.10 22:08
최근의 제 상황과 감정이 너무 비슷해서 저도 지나가다 댓글 남깁니다.
부모님 얼굴, 손 등에 늘어난 주름살 내 부모님이 흰머리가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많아진 새치까지
어제는 어디가 아프고 오늘은 어디가 아프고 병원에 약까지 달고 사시는 걸 보면서
주변 친구들은 어디 취업했다 연봉은 얼마다 심지어 이미 결혼에 아이까지 낳고 사는데
장남임에도 아무것도 해 드릴 수 없는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죄스럽고 어디 하소연하기도 창피해서 꾹꾹 눌러 참고 있었는데
현현님 글을 보고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려버렸습니다.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대신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파이팅해서 함께 정상에서 뵐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힘내시고. 파이팅하세요..:)
현현 01.10 22:12
정상에서 뵙겠습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DINOSOUL님!
내일자 01.10 22:14
음악에 대한 열정이 존경스럽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현실과 타협해서 꿈을 포기하는 분들을 많이 봤었거든요.
저 역시도 점점 현실과 타협하느라 하고 싶은 음악과는 다른 일들을 하고 있고요...
화이팅하시고 꼭 잘 버티셔서 행복하게 음악하시길 바랍니다!
현현 01.10 22:47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내일자님!
July 01.11 01:56
우선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너무나 간절하면 이뤄내게 되더라구요..
현현님두 꼭 이뤄내시길 바랍니다!!
냥냥동동 01.11 06:03
파이팅 입니다!! 빠샤!!
애월 01.11 09:02
아마 부모님은 당장의 현현님의 경제적 효도보다는 몸이 편찮으셔도 현현님의 음악을 tv에서 듣고 싶으실거에요~ 그리고 편찮으신 몸을 이끌고 나가셔서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우리 자식놈이 만든 음악"이라고 자랑하고 싶으실 겁니다. 창피함과 뿌듯함이 공존하는 그런날이 있을 겁니다. 힘내세요~
액션가면 01.11 10:10
공감과 함께, 작성자 님 부모님들 늘 건강하시라는 뜻에서 추천!!!
꼭간다 01.11 10:51
정답은 없는것 같아요..자신을 믿고 해보는수밖엔..
풍림화산 01.11 14:43
힘내세요! 아버님 쾌차하시고 현현님도 건강 챙기시면서 음악 잘해나가시길 기원합니다!
Shady 01.11 17:47
저도 비슷한 상황이라서 남의 일 같지가 않네요 ㅠㅠ 같이 힘냅시다!
그남자 01.11 17:51
힘내세요 열심히 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따라옵니다
서연빠 01.31 11:38
힘내세요.
내면의 또다른 제가 쓴 글인가 순간 놀라기도 했어요,

사랑을 주시기만 하는 분..우리 부모님들...

우리 마음 다잡고 열심히 살아요!!!!!

어려울때 근처있으면 같이 소주라도 한잔했으면 합니다.
(사실, 술 잘 못함요 ㅋ)
매력포인트 03.07 20:20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멋진 작곡가가 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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